[마케팅원론] 미래지향적인 마케팅전략
어느 기업체건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마케팅을 잘 해야겠다", "전략적인 마케팅으로 해야겠다"는 말들이 여기 저기서 들린다. 전략이라는 단어도 남용되다시피 많이 사용하고 있다. 전략이라는 말의 의미는 무엇인가. 어떤것은 전략이고 어떤 것은 전략이 아닌가를 알아보고 세계 마케팅 환경 변화와 J&J의 사례를 살펴본다.
마케팅 전략이라는 말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전략'이라는 말을 확실한 의미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것 같다. 과연 전략이란 무슨 뜻일까? 정의를 내리기 전에 먼저 "이런 것은 전략이 아니다"는 경계부터 설정해 보자. 마케팅 활동을 하다보면 4P라는 말을 많이 한다. 가격, 제품, 유통, 광고 등등. '이 제품을 500원 받아야겠다' 하는 것이 가격전략이 될 수 있는가? '9시 뉴스 시간대에 30초 짜리 광고를 내보내겠다' 하는 것이 광고전략일까? 많은 경우 이런 것들을 전략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구체적인 행동에 관한 것들은 전략이라고 하지 않는다. 행동을 엄밀히 말하자면 유발시킨 배경이나 이유, 이런 행동을 통해서 가고자 하는 방향 등을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전략을 수행해 나가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들은 전술이라고 이해하는 것이 좋을 듯싶다. 마케팅전략의 정의
첫째, 마케팅활동의 표적이 되는 대상(시장)에 대한 명확한 정의를 일차적으로 내리는 것이다. 즉, 우리의 활동의 대상이 되는 고객은 누구며, 대상으로 삼지 말아야 할 대상은 누구인지 경계를 명확이 할 필요가 있다. 여기서 말하는 고객의 정의란, '우리의 고객을 20대의 여성으로 한다'는 식의 표면적인 정의가 아니다. 고객의 Needs를 중심으로 이시장에서 이러이러한 Needs를 바라는 사람들은 우리의 고객이고, 이런 것들을 바라는 사람들은 우리가 serve할 사람들이 아니다하는 식의 의식적인 정의이다. 고객 Needs의 정의에서도, 단면적으로 여성들이 검정색 옷을 좋아한다거나 매운 맛을 좋아한다는 식의 정의가 아니라 그런 구체적인 행동 이면에 있는 동기나 이유 등을 살피는 것을 말한다. 둘째는, 우리 제품의 전략적 우위(Sustainable Competitive Advantage)를 설정하는 것이다. 즉, 우리제품이 타 제품에는 없는 무언가가 있기 때문에 우리가 타겟으로 삼는 고객들이 우리 제품을 더 좋아하도록 해야 하는데, 그것이 무엇일까를 생각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요컨대, 우리 제품을 선호하는 고객의 Needs는 무엇이고 우리의 마케팅 노력의 대상은 누구인가를 정의한 다음에, 그들이 우리 제품을 다른 제품보다 더 좋아하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이 달라야 하는지 전략적 우위를 설정하는 것을 마케팅에 있어서 전략이라 할 수 있다. 전략적 마케팅 관리
1900년대 초에만 해도 마케팅 관리라고 하면 예산을 정하고 이를 통제하여 예산과 결과가 얼마나 차이가 나는가를 살피는 정도였다. 그러던 것이 1950년대의 경제 호황기에는 너무 빠른 성장 때문에 예산이라는 것이 몇 개월만 지나면 무의미해졌다. 따라서 경영에서 장기적인 계획이 도입되었다. 즉 과거의 성장 추이를 보고 앞으로의 성장정도를 가늠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1960년대에 들어오면서는 과거 예측가능한 성장의 시대에서 예측 불가능한 변화의 시대로 돌입했다. 이때부터는 경영자들이 전략에 계획이라는 개념을 도입했고, 최근 들어서는 전략적 마케팅 관리라는 개념으로 나아가고 있다. 전략적 마케팅 관리란 무엇인가? 예전에는 마케팅 계획을 세운다고 하면 구체적인 행동을 계획했다. 광고는 얼마나 하고, 제품은 무엇을 개발하고 하는 식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아무리 행동계획을 잘 세워도 전혀 예측치 못했던 환경이 나타나 이러한 행동계획이 맞지 않게 되었다. 그때부터 전략이라는 것이 구체적인 행동을 계획해서는 안된다는 것, 변화하는 환경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맞는 무엇을 만들어야 하느냐 보다는 그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무슨 능력을 가져야 하느냐에 관심을 두게 되었다. 다시 말하자면 전략적 마케팅관리란 어떤 변화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거기에 맞는 구체적인 행동을 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 변화에 대응해 나가기 위해 능력을 가지고 그것을 키워가는 것을 말한다. 세계 경영환경 변화
교류의 확대로 인해 세계 시장은 점차 동질성이 높아가고 있다. 국경도 이제는 시장을 갈라놓지 못한다. 이렇게 고객들의 취향이 세계적으로 보면 동질화되고 있는 것 같으면서도, 미시적으로 자세히 보면 사람들의 취향이 굉장히 다양해지고 있다. 고객들의 수준이 높아지면서 핵심제품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예전에는 TV의 질이 좀 떨어져도 포장 잘하고 잘 꾸미면 통했지만 이제는 결국 기본이 되는 화질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고객들이 웬만한 현혹에는 안 넘어가고 핵심제품, 핵심기능의 중요성을 짚고 넘어가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유념할 것은 핵심기능에 충실해야 하면서도 디자인이나 세부적인 디테일에 대해서도 무시할 수 없다는 점이다. 고객들은 이것까지도 요구하고 있다. 두 마리 토기를 다 쫓아야 하는 셈이다. 세계 경영 환경변화의 추세 중 또 하나는 이율배반적인 상황에 대한 새로운 대처 방식의 필요성이다. 간략히 말하면 이전에는 가격이나 품질 중에서 하나만 충족되면 고객은 만족을 느낄 수 있었으나, 지금은 이 두가지 다를 충족시키지 않으면 안된다. 환경에 대한 전략적인 Fit을 찾아야 하는 동시에 환경변화에 따라 변화할 수 있는 Flexibility도 지녀야 한다. 기업조직에서의 중앙집권화와 분권화도 같은 설명이 가능하다. 중앙집권화는 통솔하기 쉽고 일관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지만, 일선에서의 자율권이 없기 때문에 시장에 대한 민첩한 반응이 어렵다. 반면, 분권화를 하면 반대의 장단점이 생긴다. 이외에도 기업들이 처해있는 이율배반적인 요소들을 찾아내서 앞으로는 관리대상으로 삼아야 한다. 선진기업들의 과제
우리나라 기업들을 살펴보면 '좋은 전략'은 많다. 경영자들의 수준이 높아지고, 기업내외 교육이 많아지면서 누구나 좋은 전략을 세울수 있게 되었다. 문제는 이행과 follow-up이 이루어지지 못한다는 점이다. 시장에 맞는 기발한 전략은 세울 수 있고 보고서는 나오는데, 누구도 follow-up을 해주지 않고, 전략이 수행되고 있는지 관리를 해주지 않는다. 기업이 잘 안되고 있을 때, 이를 어떻게 타파하고 성장으로 이끌 것인가를 고민할 때는 관리자들이 잘할 수 있다. 종업원들도 위기감을 가지고 단합하여 잘 따라준다. 문제는 그것이 아니다. 기업이 잘 되고 있을 때 어떻게 지속적으로 잘할 수 있느냐가 더 어렵다. 미국의 코카콜라나 Johnson & Johnson 같은 기업은 백여년 동안 세계시장에서 크게 성공하고 있는데, 그것이 우연히 되는 일이 아니다. 기업이 성공하게 되면 관리자들이 나태해지기 때문이다. 위기의식이 없어지므로 미래의 환경변화에 대비할 태세를 갖추지 못한다. 따라서 5년후 10년후에는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실패하게 된다. 실패할 때는 그 당시의 관리자들이 문책을 받게 되는데, 사실상 책임은 과거의 성공하고 있을 때의 관리자들에게 있는 것이다. 그들이 기업을 준비시켜 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앞으로 대기업과 성공하고 있는 기업들의 과제는 첫째는 어떻게 하면 많은 전략을 follow-up 할 것인가와 성공하고 있을 때 어떻게 지속적으로 잘 될 수 있는 전력을 수립할 것이냐 하는 두가지가 될 것이다. 이러한 과제를 가지고 J & J 에서는 'Frameworks' 라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J & J 의 Frameworks
Frameworks의 취지는 기업이 앞으로 10년, 20년 후에 가져야 할 목표는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자는 것이었다. 대개 목표를 설정할 때면 과거를 기준으로 한다. 올해 20% 성장했으면 내년 목표는 25%로 잡는 식이다. 목표 설정은 분명 미래지향적인 활동인데도 과거지향적으로 행동하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 J&J 에서는 미래의 장기적인 목표를 세울때는 미래만 보고 목표를 세우기로 했다. 10년, 20년 후에 있어야 할 위치를 설정하고 그것을 위해서 지금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정하는 것이다. 그런데 장기적인 미래의 계획을 세우기 위해서는 환경변화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서 도입된 것이 Frameworks이다. Frameworks의 과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향후 20~30년간의 주요과제 선정
J&J가 20~30년간 당면한 주요과제를 약 20건 정도 선정한다. 미국과 세계의 health care industry, 중국시장 등등. 과제가 결정되면 이들의 순위를 매긴다. ■ 주제별 Executive Committee구성
각 주제별로 Executive Committee를 구성하는데 여기에는 각 주제와 관련되는 부사장, 사장, 회장 등이 포함된다. ■ 주제에 대한 세계적 권위자 영입
각 Executive Committee가 구성되면 그 주제에 대한 세계적 권위자를 영입하여 강의를 듣고 자문도 구하고 하면서 거의 6개월내지 1년 동안 연구 검토를 한다. ■ 주제에 대한 EC member들의 전문가화
이 과정을 거치게 되면 적어도 Executive Committee에 들어온 Top management는 이 주제에 대해서는 세계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 할 정도의 전문가가 된다. 전문가가 되면 이 주제에 관한 여러가지 전략적 의사 결정을 내리는데 commitment가 생긴다. 전략이 제대로 수행되고 있는지에 대해서 자연적으로 관심을 두게 된다. 또한 장기적 흐름, 추세, 전략적 시사점에 관한 판단을 할 수 있게 된다.
■ 목표 설정
위의 과정을 걸쳐 목표를 설정하게 되는데 이것은 과거와 현재를 기준으로 한 기존 목표와는 큰 차이가 난다. 무엇보다 Top executive들의 목표에 대한 인식이 뚜렷하고 여러 사업 단위들은 인식을 공유하게 된다. ■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세부 목표 및 전략 수립
세부적인 목표 수립후에도 전략이 이행될때까지 Executive Committee의 구성이 지속된다. ■ 체계적인 implementation
Top management들은 힘든다. 세계 각국에서 모임을 가져야 하므로 출장도 많이 다녀야 한다. 그렇지만 이러한 조직이 있기 때문에 implementation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진다. 우리나라 기업이나 대다수의 기업들의 경우 연초에 전략 보고서는 작성하지만 연중이나 연말에는 그때그때의 상황에 따라 전략보고서와 무관하게 대처해 나가는 것이 보통이다. 이러한 잘못을 범하지 말자는 것이 Frameworks의 취지이다. J&J가 장기간 성공하는 요인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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